Thursday, September 18th, 2025

우리은행·BDACS, 국내 첫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KRW1’ 발행

국내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기업 BDACS가 우리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 최초의 규제 준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KRW1’을 아발란체(Avalanche) 블록체인에 공식 출시했다. 이는 국내 금융 시스템과 블록체인 기술의 본격적인 결합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투명성과 안정성을 확보한 기술 인프라

이번 KRW1 출시는 법정화폐 예치, 토큰 발행, 블록체인 검증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기술 개념 증명(PoC)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후 이루어졌다. BDACS의 발표에 따르면, KRW1 토큰은 우리은행에 예치된 대한민국 원화와 1:1 가치로 완벽하게 담보된다. 특히, 실시간 뱅킹 API 연동을 통해 준비금을 투명하게 증명(Proof of Reserves)하는 시스템을 갖춰 신뢰도를 확보했다. BDACS는 이미 2023년 12월 ‘KRW1’ 브랜드를 상표로 등록하며 관련 규제가 마련되기 전부터 선제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KRW1의 발행 플랫폼으로 선정된 아발란체 네트워크는 ‘고성능 처리 능력’과 더불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공공 부문 애플리케이션의 신뢰성’을 인정받은 바 있어,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적인 운영에 최적화된 블록체인으로 평가받았다.

활용 계획 및 향후 비전

아바랩스(Ava Labs)의 김우석 아시아 총괄은 “KRW1의 성공적인 파일럿 테스트는 규제를 준수하는 스테이블코인을 위해 고성능과 신뢰성을 갖춘 블록체인이 필수적임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BDACS는 KRW1이 향후 해외 송금, 결제, 투자, 예금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긴급 재난 지원금 지급과 같은 공공 부문에서 저비용 결제 및 정산 시스템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나아가 BDACS는 KRW1의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지원 블록체인을 다각화하고, 서클(Circle)이나 테더(Tether)와 같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의 파트너십을 포함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네트워크와의 협력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열되는 아시아 스테이블코인 경쟁

대한민국 내에서는 인터넷 대기업 카카오 역시 자사의 블록체인 플랫폼 ‘카이아(Kaia)’를 통해 원화 연동 토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8월 ‘KRWGlobal’, ‘KRWKaia’ 등의 상표를 등록하며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JPYC’가 올해 말 금융청(FSA)의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일본 최초의 공식 엔화 스테이블코인 탄생을 의미한다. 리플(Ripple)과 SBI 홀딩스 또한 일본의 자금결제법 개정안에 따라 2026년 초까지 ‘RLUSD’를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홍콩에서도 중국은행(Bank of China)의 홍콩 지사가 스테이블코인 발행 라이선스를 신청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법제화 동향과 과제

현재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여야 양측이 각각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로,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이다. 두 법안 모두 발행자에게 100% 준비금 보유를 의무화하고 한국은행의 감독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통된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엄격한 규제 체계 안에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