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rch 31st, 2025

어반베이스, 경영권 매각 실패로 파산 절차 돌입

프롭테크 스타트업 어반베이스가 결국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한화그룹(한화호텔앤드리조트)과 신세계그룹(신세계아이앤씨) 등 대기업의 투자를 받았던 어반베이스는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기업 회생에 실패했다.

업계 및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어반베이스의 회생 절차를 중단하고 파산을 선고했다. 올해 초부터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으나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회생 계획안을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3D 공간데이터 기술 보유…업계 주목받았던 스타트업

2014년에 설립된 어반베이스는 2D 도면을 3D로 자동 변환하는 모델링 기술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이 기술을 활용해 국내 아파트의 약 96.5%에 해당하는 9만 8000여 개의 3D 도면을 구축하며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어반베이스는 국내 대기업과 벤처캐피털(VC)로부터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2020년 신세계아이앤씨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고, 2021년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130억 원을 투자하며 기업 가치를 약 4000억 원으로 평가했다. 삼성벤처투자, CKD창업투자, 브리즈인베스트먼트, SL인베스트먼트 등도 재무적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며 총 누적 투자금이 약 250억 원에 달했다.

IPO 추진 실패…매출 부진과 적자 누적이 발목 잡아

그러나 기업공개(IPO) 계획이 차질을 빚으며 사업 운영에도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 하나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했으나, 실적 부진이 걸림돌이 됐다. 어반베이스는 2020년 12억 원, 2021년 14억 원, 2022년 1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적자는 각각 14억 원, 24억 원, 82억 원으로 확대됐다.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결국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경영권 매각 시도했으나 실패…법원, 파산 절차 결정

회생 절차를 밟던 어반베이스는 올해 초 이정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인수합병(M&A)을 추진했으나 끝내 실패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투자 시장 위축이 맞물리면서 사업성이 크게 떨어졌고, 인수 희망 기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회생 절차를 종료하고 파산 절차로 전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계법인 조사 결과, 어반베이스를 청산할 때의 가치가 계속 운영할 때보다 더 크다고 판단됐다”면서 “청산 금액으로 회생 담보권과 채권을 변제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몫은 사실상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