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콴타스 항공(Qantas Airways)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자회사 제트스타 아시아(Jetstar Asia)의 운영을 다음 달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공급업체 비용 상승, 공항 수수료 인상, 그리고 치열해진 역내 항공사 간 경쟁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철수로 인해 최대 500명의 인력이 일자리를 잃을 전망이며, 제트스타 아시아가 보유한 에어버스 A320 항공기 13대는 호주 및 뉴질랜드 노선에 재배치될 예정이다.
최근 팬데믹 이후 아시아 전역의 항공사들이 운항 능력을 회복하거나 확장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공 계열 저비용 항공사 스쿠트(Scoot),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AirAsia), 베트남의 비엣젯(VietJet) 등 경쟁사들도 마찬가지로 시장 점유율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항공 요금은 하락하고 경쟁은 치열해졌다.
제트스타 아시아는 현재 싱가포르 창이 공항을 거점으로 16개 아시아 내 노선을 운항하고 있었으나, 최근 몇 년간 점점 더 어려운 경영 여건에 직면해 왔다. 콴타스 그룹 내 다른 핵심 시장에 비해 수익성도 현저히 낮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제트스타 그룹의 최고경영자 스테파니 털리(Stephanie Tully)는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 거점에서 연료비, 공항 사용료, 지상조업 및 보안 관련 비용 등이 두 자릿수 수준으로 인상돼 운영비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녀에 따르면, 제트스타 아시아는 지난 20년간 운영 기간 중 단 6년만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번 회계연도(6월 30일 종료 기준)에는 이자 및 세금 차감 전 기준 약 3,500만 호주달러(미화 약 2,276만 달러)의 기초 손실이 예상된다.
회사는 제트스타 아시아의 철수를 통해 약 5억 호주달러 규모의 자산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항공기 자산 가치에 기반하여 콴타스 그룹의 핵심 사업 재투자에 활용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호주 국내선에 투입 중인 고비용 임차 항공기 대체도 포함된다.
제트스타 아시아는 오는 7월 31일 완전 폐쇄를 앞두고 운항 스케줄을 점진적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취소된 항공편의 고객에게는 전액 환불이 제공되며, 가능한 경우 타 항공편으로의 변경이 지원된다.
콴타스는 제트스타 아시아 철수에 따른 일회성 손실이 두 회계연도에 걸쳐 총 약 1억7,500만 호주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발표 직후 콴타스의 주가는 약 1% 하락했다.
한편, 콴타스는 자국 내 및 국제 노선에서 여전히 강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운영 비용 압박 심화
제트스타 아시아는 최근 1년 반에서 2년 사이 특히 운영 비용 측면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세계에서 국제선 승객 기준 네 번째로 붐비는 창이공항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지속적인 수수료 인상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는 시설 투자와 운영비 증가를 감당하기 위한 조치다.
2023년 3월, 창이공항은 제트스타 아시아의 운영 터미널을 기존 터미널 1에서 지하철이 연결되지 않은 터미널 4로 이전했다. 이로 인해 호주에서 도착한 콴타스 승객들이 푸껫, 호찌민 등으로 향하는 제트스타 아시아 항공편으로 환승하려면 별도의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했다.
콴타스의 이번 결정은 지역 항공시장의 격변과 운영 효율성을 둘러싼 고민 속에서 이루어진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